이름은 많이 들어봤던 산정호수.
오랜만에 바람을 쐬러 나가볼까 생각했는데, 내비에서 포천 쪽을 뒤지다가 발견하고 출발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었는데 가끔 지나치는 사람을 만날 때 마다 마스크를 제대로 갖춰 쓰고 걸었다.
호수를 빙 둘러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는데 물가를 바로 걷는 바닷길은 종종 봤어도 이런 호수 데크길은 처음이었다. 다른 곳에도 호수에 데크가 많이 설치되는 모양인데 아무튼 뭔가 물 위를 걷는 기분도 들어서 굉장히 상쾌했다.
산정호수를 반쯤 걸으면 카페와 식당가가 나오고, 작은 유원지와 흙길이 나온다. 등산하고 싶은 분들은 등산을 할 수 있는 등산로도 있다. 나는 가볍게 산책만 하고 새로운 장소를 기록해두는 정도로만 온 거라서 눈으로 이것저것 담아두기만 했다. 사진을 더 자세히 찍을 걸 그랬나?
날이 더워도 하늘에 구름이 조금 있으면 그렇게 덥게 느껴지지 않는다.
산정호수를 돌다 보니 궁예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포천쪽이 궁예와 관련된 곳인줄은 이때 처음 알게되었다.
그리고, 산정호수 주차장 인근에 온천이 있는데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가기 어렵지만, 나중에 상황이 좋아진다면 상정호수 인근에서 등산과 하이킹을 마치고, 식사도 하고 온천까지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혼자 걸으면서 별 생각을 하진 않는다. 그냥 멍하니 자연을 즐기다 보면 돌아와서 힘이 나는 것이다.
나는 그냥 이렇게 쉽게 휙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는 서울 근교 드라이브 겸 여행을 좋아한다. 머리 식히기엔 최고가 아닐까.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인공적인 풍경 보다는 호수 위주로 사진을 많이 찍어온 것 같다. 혼자서 바람 쐴 때는 역시 평일 여행이 최고인 것 같다. 사람도 한적하니 자연을 더 오롯이 즐길 수 있으니까... 이런 호사도 곧 끝날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하던 일도 슬슬 마무리 되어가나 싶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회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 처럼 주말에 시간을 내야만 이런 곳에 다시 올 수 있겠지 싶다.
인생이 참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으나, 큰 화를 당하지 않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 벌어진 일은 이미 주워 담을 수 없고, 그것을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쩌겠느냐 앞으로 나아가야지. 사람들은 상처를 주고, 오직 믿을 수 있는 형제와 부모만이 세상에 의지할 전부라는 생각이 공고해진다. 어떤 가정은, 어떤 사람은 다를지라도 나에게는 그렇다.
호젓이 산책을 하며 자연에서 기운을 얻고 정신을 차려본다. 세상에 어려운 사람이 나 혼자 뿐일까.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 이 정도도 복이다. 건강함에 감사한다. 살아간다. 그렇게.
* 산정호수는 '상동주차장', '하동주차장'이 있습니다. 저는 '산정호수 하동주차장'을 이용했습니다. 내비게이션 이용시 참고하세요. 주차요금은 2,000원 정도 나왔던 것 같네요. 주차비는 1일 요금 계산이라 추가 요금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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