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을 들렀는데 삼봉해수욕장 근처의 안내표지에 새로운 전망대가 생겼다고 써있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들러봤습니다. 태풍이 소멸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구경나온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아이들과 조개잡이에 푹 빠진 사람들이 가득한 삼봉해수욕장입니다. 물이 빠질때는 진짜 저~ 멀리까지 모래해변과 단단한 서해 특유의 뻘이 끝도없이 펼쳐지는데 제가 갔을때는 만조시각이 다되어서 물이 거의 해변 초입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날이 아마 만조중에 더 많이 올라오는 그런 날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배운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는 서해이긴 한데 진짜 볼때마다 신기해요. 물때 시간표 꼭 확인하고 가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삼봉해수욕장이니까 어딘가에 삼봉(세 개의 봉우리)가 있겠죠? 저기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고 해수욕장 오른쪽 끝에 있는 저 봉우리가 삼봉 전망대입니다. 정확하게 어느게 삼봉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지도상으로도 저것 말고는 봉우리가 없거든요ㅋㅋㅋ 아무튼, 그 봉우리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계단과 데크가 새로 생겼나봐요. 해변으로 걸어가도 되고, 해수욕장 초입에서 흙길로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모래해변을 통하지 않고 지나가면 초입에서 전망대 봉우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포토존이 있어요. 옆에 있는 도마뱀 동상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마스코트 표범장지뱀(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인 것 같습니다. 해안 산책길을 걷다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귀엽게 생겼습니다. 최근에 개채수가 늘고있다고 하던데 다행입니다.
본격적으로 가볼까요? 올라가는데까지 정말 금방이지만 짧은 흙길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에요. 삼봉해수욕장은 길게 뻗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도 유명해서 여름에 운영하는 캠핑장도 꽤 인기있는 곳입니다.
태안은 국립공원답게 경치가 정말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 정말 잘 되어있어요. 해안산책길 구간 중에 삼봉해수욕장을 조금 지나면 기지포해수욕장 탐방센터에서 시작하는 무장애 탐방로도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태풍 종다리가 소멸된지 좀 됐지만 바다도 한참 뒤집어졌는지 색이 탁하고, 해변 구석으로는 잡동사니들이 쌓여있습니다. 주로 스티로폼 부스러기가 많던데 다 어디서 온 것일지... 치우는데도 한참 걸리겠더라고요. 그래도 메인 해변쪽에는 쓰레기가 별로 없습니다. (근데 누가 너구리 먹고 봉지 버렸나요...)
계단 올라가기 직전 해변에서 담아본 모습이에요. 얼마 전에 영화 '헤어질 결심'을 봤었는데 멋진 암석이 놓여있는 바다를 보면 영화 속 장면이 생각나요. 이 날 파도 소리도 쏴아아아 어찌나 크고 바람도 계속 불어서 여름바다였지만 머리가 시원해졌습니다. 동해만큼 큰 파도가 치고 부서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바위와 파도 풍경 맛집 아닌가요? 파도를 기다리며 멋지게 부서지는 파도 사진을 몇 장 찍어봤습니다. (참고로, 영화 '헤어질 결심'의 실제 촬영지는 강원도 삼척시 '부남해수욕장' 이라고 합니다.)
사실 전망대는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 계단이 가팔라서 어르신들은 입구만 구경하고 돌아가기도 하시더라고요, 정말 얼마 안 걸리니 기왕 삼봉해수욕장 오셨다면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올라가다보니 아까 아래에 있던 멋진 암석 위에 작은 봉분이 있더라고요. 무덤으로 모시고 있으니 여기가 뭔가 기운이 좋은 그런 곳이려나요? 무령왕릉도 생각나고... 폐지됐던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가 올해 10월에 재정비되어 다시 시작한다는데, 저 무덤에도 그정도 급의 사연이 있으려나요?ㅎ
예전에 폭포 위에 유명 건축가가 집을 멋드러지게 지어놨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살 게 못됐다고 하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파도 소리가 너무 심해서 영면하실 수 있으려나 싶은 잡생각을 하며 계속 올라갑니다...
바다에 있는 전망대는 어딜 가도 경치가 좋은 것 같습니다. 태안 앞바다의 섬들이 그림 처럼 멀리 보여요. 날씨가 좋고 바다가 좀 잠잠해졌을 때 오면 더 멋진 푸른 빛깔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면 사진 가운데에 다리가 보이는데, 수산시장으로 유명한 '백사장항'의 다리예요. 저 다리는 사람만 통행하는 다리인데 태안해변길 걷기위한 용도이기도 하고, 올라가면 아찔하고 경치가 좋습니다. 백사장항에서 수산물 쇼핑을 해도 좋고 주차가 편해서 종종 들르는 곳입니다.
전망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작은 섬인데, 지도를 검색해보니 '나치도'라고 되어있네요 무슨 뜻일까요? ㄷㄷ
세 개의 봉우리, 삼봉에는 식생들이 잔뜩 붙어 자라고 있습니다. 해풍을 맞으면서도 푸르게 꽉 차있더라고요.
해수욕장 운영기간이 며칠 전에 끝났고, 태풍도 지나가서 조용한 삼봉해수욕장입니다. 태안 해안도로는 해수욕장 성수기를 지나서 이제 정비시간을 가지는 것인지 도로도 포장공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새로생긴 전망대 구경하러 잠깐 들렀지만 물 빠졌을 때 가족단위로 조개잡이 체험하러 많이들 오시는 곳이라 겸사겸사 사진찍으러 올라가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무더위가 막바지인 것 같습니다.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삼봉해수욕장]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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