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초봄에 다녀온 곳인데 이제 포스팅을 해봅니다.
충북 괴산의 '산막이 옛길'을 아시나요? 저도 지도를 둘러보다가 처음 발견한 곳이라서 내비게이션을 찍고 출발해보았습니다. 제가 가끔 이런 취미로 좋은 장소를 발견하고 포스팅을 하는 편입니다.
괴산 산막이옛길은 1957년 만들어진 괴산댐으로 만들어진 호수를 중심으로, 옛 마을을 이어주던 10리 길을 복원해 데크로 연결해 만든 길이라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제가 봤을 때 댐으로 만든 곳의 호수가 이렇게 휘몰아 나가는 형태를 한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원래 물길이 이렇게 되어있던 것에 댐이 건설되고 물이 채워지면서 멋진 풍경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산막이 옛길 초입에서 유람선 탑승이 가능해서, 출발은 유람선을 타고 길 끝자락 까지 간 다음, 돌아오는 길을 걸어 오는 코스로 많이 선택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좀 느즈막한 오후라 유람선은 막배가 떠난 상태였고, 유람선의 기름 내음을 맡으며 걷기를 출발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끝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찍은 사진으로, 조금 어두운 상태에서 찍었더니 약간 흔들림이 있습니다. 사진의 순서는 제가 임의로 섞었습니다. 길에서 나오는 순서가 아니니 참고 해주세요. 포스팅 하단에 산막이옛길 명소, 등산로 코스 정보등도 모아두었습니다. 회귀점의 선착장에는 카페 처럼 쉼터가 잘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산막이옛길은 데크로 잘 정비되어있고 물을 끼고 가는 경치 좋은 길이지만,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됩니다. ㅎㅎ 옛길을 복원해서인지 정말 산골의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계속 이어진 계단을 걷다 보면 땀이 절로 나게됩니다. 중간중간 전망대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기도 하고, 사진을 찍을만한 곳은 포토존으로 잘 꾸며져 있기도 하니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걸으며 힐링합니다.
산막이 옛길은 옛 추억과 관련된 재밌는 이름이 붙은 바위나 굴들이 좀 있습니다. 아래는 '호랑이굴', '여우비 바위굴'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옛날에 마을 사람들의 임시 거처가 되거나 산길을 가다 비를 피하는 용도로 쓰던 굴이라고 합니다. 안에까지 깊이 들여다보진 못했지만 밖에서 봤을때는 그리 깊어보이진 않았습니다. 호랑이굴이라고 어미 새끼 호랑이 모형이 있으니 귀엽습니다. ㅎㅎ 여기서 사진 많이 찍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중간에 만나는 '꾀꼬리 전망대'는 바닥이 철망으로 되어있는 아찔한 데크가 마련되어 있어서 다리가 후들후들 하더라고요 ㅋㅋ 저는 난간을 붙잡고 살며시 다녀왔는데 흔들림도 느껴지고 바닥을 넘어 물이 일렁이는 게 숭숭 나있는 구멍으로 보이니 아찔했습니다. 추억을 남기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잘 정비된 데크길과 숲내음 물내음 맡으며 걷다 보면, 아래 처럼 휴식 공간도 잘 마련되어있습니다. 사진 찍기도 좋고,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유람선이 다니는 시간에는 희미하게 기름냄새가 날 수 있는데, 그것도 나름 이곳만의 정취라고 생각되었네요.
땀을 좀 흘렸더니 중간에 만난 약수터가 너무 반가웠습니다. 저는 유람선을 타지 못해서 갈때 올때 걷기로만 가게 되었고, 약수터를 두 번 들른 셈이 되는데 올때 봤던 약수터의 작은 바가지가 한 개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설마 그 사이에 누가??? 이런 정취 좋은 여행지까지 와서 양심을 팔지는 말았으면... 아니길 바라봅니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매바위를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커다란 바위 전체에 오래된 이끼들이 덮여있으니 정말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했네요.
산막이 옛길을 끼고 등진봉, 천장봉을 도는 등산 코스도 있다고 합니다. 가볍게 오시는 분들은 유람선 타고 하이킹 하는 정도로 만족하면 될 듯 하고,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산까지 정복하고 오시면 또 다른 경치를 만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재밌는 시설이 하나 있었는데요, 코스 초반에 숲속 놀이터 같은 공간이 있는데 꽤나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소나무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진입 방향은 일방통행이라 한 곳으로만 들어가야 합니다. 이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올랐는데 생각보다 출렁거리고, 높이가 괘 높아서 아찔합니다. 12세 이상부터 올라갈 수 있다고 하니 가족단위나 지인들끼리 추억 남기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되네요. 이게 시원하고 아찔해서 왠지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ㅋㅋ
나올 때 밖에 사진을 안 찍어서 특산품 판매장 문을 다 닫았지만, 아까 들어올 때 보니 지역 특산품과 시원한 음료 등 많은 것들을 팔고 계셨습니다. 이곳에서 유용한 것들 사가셔도 좋을 듯 하네요.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이런 여행을 좋아합니다. 의외로 한국만 돌아다녀도 갈 곳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충청권에 알게모르게 경치 좋은 곳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제가 남부권을 잘 못가 봐서 모르지만 한국에 숨은 진주 같은 여행지가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괴산군청의 '산막이옛길' 설명 페이지 참고하세요. 지도, 등산로, 명소 소개 등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www.goesan.go.kr/tour/contents.do?key=863
사진으로 담지는 못 했지만, 길 끝자락에는 물레방아간, 식물 터널 등 아기자기한 것들이 계속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떨어져서 더 찍지 못했지만, '산막이 옛길'에서 이어지는 '충청도 양반길'을 따라가면 '연하협구름다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큰 주차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드라이브해서 거기까지 가보았는데 해가 떨어져서 사진은 보이지 않아 찍지 못했네요. 잠시 올라가봤는데 이곳도 중간에 구멍이 숭숭 나있는 곳이 있어서 아찔합니다. 줄로 걸어놓은 현수교라서 그런지 여기도 흔들림이 조금씩 느껴지고 상당히 높아서 나름의 스릴이 있네요. ^^ 시간 여유있게 가신다면 구름다리까지 구경하면 좋을 듯 하여 적어둡니다. 특히, 낮 시간에는 유람선을 타고 '산막이 옛길'에서 출발해서 '연하협구름다리'까지 갈 수 있는 듯 합니다. 괴산호에 관광 시스템이 상당히 잘 정비되어 있는 것 같아서 다시 가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혼자 잠시 왔었지만 지인들과 걷기 여행으로 가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지도. 산막이옛길 시작 위치
▼지도. 연하협 구름다리 주차장 위치(좌측에 바로 다리가 있습니다.)
아래 지도상으로 상단의 '산막이 옛길 주차장'부터 시작해서 중간 쯤에 있는 '산막이 선착장'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이 거리만 해도 꽤 긴 거리입니다.. 걸어서 편도 40~50분 정도 걸린 듯 하다. 배를 타고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만 걷는 게 일반적인 듯 하네요.